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란 경매에서 낙찰자가 경매에 나온 물건의 실제 가치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하여 경매에서는 승자가 되었으나 실질적으론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다소 황당하고 바보스럽게 들리는 이야기이지만 실제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기에 이런 용어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승자의 저주가 일어나는 이유
왜 승자의 저주가 발생하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입찰자가 경매물건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그로 인해 경매 물건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게 되고 결국 실제 가치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죠. 경매물건의 가치를 과대평가한 사람이 많을수록 그 경쟁은 치열해지고 그로 인해 경매의 승자는 더욱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당근마켓에 희귀 포켓몬 카드가 올라왔고 구매 희망자가 너무 많아 가격제시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평소 매물이 없는 카드라 그 가치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희귀한 카드임은 틀림없습니다. 최소 제시가격은 5만 원이고 이후 점점 더 높은 가격이 제시되어 당신은 20만 원에 낙찰받게 되었습니다. 희귀 카드를 구했다는 만족감과 승자로서의 희열을 느끼는 것도 잠시. 다음날 똑같은 포켓몬 카드가 19만 원에 당근마켓에 올라왔고, 그다음 날은 15만 원에 여러 개가 올라옵니다. 그러다 일주일쯤 뒤에는 8만 원 정도에 그 카드가 거래되고 있습니다. 20만 원에 거래가 된 걸 본 그 카드의 다른 소유자들이 너도나도 판매에 참여를 했기 때문에 다수의 거래가 이뤄지며 그 카드의 적정가치가 결국 8만 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거죠.
승자의 저주는 입찰을 해야 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치가 불확실한 희소자원이나 자산을 놓고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몇만 원짜리 포켓몬카드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기업 간의 인수합병에서 인수할 기업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거나 그룹오너의 과시욕으로 인해 그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훨씬 큰 금액을 지불한다면 장기적으로 경영이나 이미지에 엄청난 손해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석유 시추 사업권의 임대 같은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가는 입찰의 경우는 특정 지역의 석유탐사권을 따냈다 하더라도 과대평가한 입찰금액으로 인해 추가로 들어가는 투자금을 감당하지 못하여 무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같은 경우 승자의 저주가 주는 타격은 개인이나 기업의 생존과도 연결이 됩니다.
승자의 저주를 피하는 방법
승자의 저주는 경매의 승자가 불완전한 정보를 통해 그 물건의 가치를 과대평가하여 실제 가치보다 과도한 비용을 지불할 때 발생합니다.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선 내가 입찰하려는 물건의 가치를 잘 이해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여 정확한 추정치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경매이론(auction theory)을 학습하여 명확한 입찰전략을 가지는 것도 승자의 저주를 피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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